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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고 싶은 일을 하자

제주맥주의 첫번째 라거 Project 001

by 박빵떡 2022.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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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맥주에서 신상으로 라거 맥주가 나왔다. 제주맥주는 2021년 6월에 상장하였다. 이후 만든 맥주 중에 뭔가 대기업스러운 스타일인 라거 스타일이 나왔다. 아직 매출은 다른 맥주 대기업 회사에 비하면 적지만(2021년 기준 연매출 OB맥주 1조 3천억 원, 하이트진로 7천억, 롯데칠성음료 958억, 제주맥주 288억) 라거 제품을 냈다는 점에서 성장하고 있는 회사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라거 맥주를 출시한 것이 왜 큰 맥주 회사가 되는 과정인 것일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마시는 라거 맥주(카스, 테라 등)는 대부분 페일 라거 스타일이다. 페일(Pale)은 밝다는 뜻으로 과거 라거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 어두운 색의 에일 맥주와 대비되어 붙인 말이다. 비슷한 계열의 맥주 스타일인 필스너(대표적인 맥주로는 필스너 우르켈)보다 색이 밝고(좀 더 노란빛) 쓴 맛이 덜하여 시원한 청량감을 준다.

 

페일 라거 맥주는 대부분 대기업에서 생산한다. 카스는 OB맥주, 테라는 하이트진로에서 만든다. 유명한 수입 라거 맥주인 하이네켄, 아사히 수퍼 드라이, 버드와이저 등도 규모가 큰 기업에서 생산하고 있다. 왜 라거 맥주는 대부분 대기업에서 생산하는 걸까?

 

첫 번째로 라거 맥주를 만들려면 큰 설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라거는 에일과 달리 더 낮은 온도에서 발효가 진행된다. 에일을 만들 때와 달리 냉장 보관할 설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소규모 양조장보다는 큰 생산 시설을 갖춘 대기업이 라거 맥주를 만들기에 적합하다.

 

두 번째로 라거 맥주가 에일보다 생산이 용이하다. 큰 기업은 맥주를 대량 생산해야 한다. 라거 맥주는 하면 발효이기 때문에 효모가 아래에 쌓여있다. 이와 달리 에일 맥주는 상면 발효로 효모들이 맥주 위에 있다. 하면 발효 효모는 아래만 걷어내면 되기 때문에 라거 맥주가 좀 더 생산이 용이해 대기업에서 많이 생산한다고 한다.

 

세 번째로 소규모 양조장에서 라거 맥주를 만들면 마케팅적인 차별점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대기업에서 퀄리티 좋은 라거 맥주를 만들고 있는데 비슷한 스타일의 라거를 소규모 양조장에서 출시해봤자 차별성이 없기 때문에 대중의 관심을 받을 수 없다. 또한 설비나 원재료 수급 양의 차이 때문에 가격도 더 비쌀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제주맥주가 라거를 출시한 것이 대기업 맥주 회사로 나아가고 있구나라고 느꼈다.

 

서론이 길었는데 이제 제주맥주 라거를 한번 마셔보자!

맥주를 잔에 따랐는데 상당히 많은 거품을 보고 놀랬다. 홉을 많이 넣으면 거품의 양과 유지력이 늘어난다고 하는데 홉을 많이 넣은 건가 싶었다.

한 입 벌컥벌컥 마셔봤다. 엥 이거 호피 라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호피했다. (호피하다는 것은 Hoppy 하다는 것으로 홉의 향이 많다는 뜻이다.) 맥주를 마시는 동안에도 거품이 사라지지 않는 게 진짜 홉을 꽤 넣은 것 같다.

원재료 명을 살펴보니 보리 맥아만 보인다. 원가 절감 등을 위해 넣는 옥수수 같은 것이 없는 올 몰트 맥주이다. 그런데 올 몰트 맥주 치고는 몰트(보리)의 풍미는 강하지 않다. 중간 정도의 몰트 맛이 난다.

 

신기하게 복숭아의 향도 옅게 느껴진다. 여름에 잘 어울릴 것 같다.

맥주의 뒷면을 살펴보면 첫 번째 라거 프로젝트라고 되어있다. Project 001이라고 되어있는 걸 보니 최대 999번째 나올 수 있는 걸까? 세 자리로 되어있는 걸 보니 앞으로 실험을 많이 해보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술담화에서 나왔던 담화탁주도 실험 컨셉으로 v1 이라는 이름이 있었는데 이와 비슷한 컨셉인 것 같다.

 

그런데 실험이라는 컨셉은 양면의 칼인 것 같다. 다양한 술을 만들겠다는 창의적인 시도에 대한 의지를 볼 수 있는 한편 아직 완성되지 않은 술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QR코드도 있고  jeju beer brew lab이 멋있는 필기체로 쓰여 있다. QR코드로 한번 들어가 봤다.

시원한 바다 사진이 핸드폰 화면을 가득 채우는 것이 멋졌다. 제주도 여행 가고 싶어 지네.

아래로 내려가니 응모 퀴즈도 있다. 이 이벤트 아는 사람 적은 것 같은데 의외로 꿀일지도? 이런 이벤트 하는지도 몰랐고, 맥주에도 딱히 적혀있진 않고 QR코드에 들어가야 있어서 사람들이 잘 모를 것 같다. 근데 이상하게 응모가 매일 가능하다. 7월 31일까지 매일 응모했는데 안 걸리면 현타 세게 올 것 같다.

 

이벤트 당첨 혜택은 지난번에 했던 제주 맥주의 다른 이벤트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대신 서핑 강습권이 추가되었다. 3등이라도 걸리면 좋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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