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친구와 4주년을 축하하며 보안 스테이(보안 여관)에 숙박을 했습니다.
기념일이었기 때문에 주변에 분위기 좋은 칵테일 바가 있는지 찾아봤는데요.
스테이 근처에 예전에 가보고 싶어서 저장했던 곳인 "바 참"이 있었습니다.
바 참은 특이하게 전통주를 베이스로 만드는 칵테일을 파는 곳으로 유명했습니다.
얼마나 유명하냐면 여자 친구가 예전에 참 바에 갔는데 만석이었습니다.
그래서 웨이팅을 걸었는데 밤 11시에 전화가 와서 너무 시간이 늦어 못 가봤다고 하네요.
전화 예약이 되어서 저는 전화 예약했습니다.
예약은 바 자리와 테이블 자리 중 선택할 수 있는데요,
저는 바 자리가 더 분위기가 좋을 것 같아서 바 자리를 선택했습니다.
바 자리와 테이블 자리의 장단점이 있더라구요. 글 쓰면서 얘기해볼게요.
메뉴판에 참 세 번째 메뉴판이라고 돼있는 걸 보니 올해가 3년 차인 가게인 것 같습니다.
해마다 칵테일 리스트를 수정해서 메뉴판을 새롭게 만드는 것 같아요.
메뉴는 총 6가지 컨셉(한국의 지역 칵테일, 상쾌하고 가벼워지고 싶을 때, 옛 기억이 떠오를 때, 새로운 도전을 원할 때,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익숙한 술에 젖고 싶을 때, 증류주/발효주/안주)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한국의 지역 칵테일 : 바참만의 개성 있는 한국 전통주로 만든 칵테일을 마실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목록에 있는 칵테일은 꼭 드셔 보시길 권합니다. 서촌에 한옥이 많고, 바참도 한옥 건물이라 이와 같은 컨셉의 칵테일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사실 칵테일 바의 분위기는 예상했던 것과 많이 달랐습니다. 기념일이라 조용하고 분위기 좋은 칵테일 바를 가려고 했는데, 자리가 꽉 차서 많은 손님들의 말소리, 손님과 바텐더의 대화 소리로 시끄러웠습니다. 조용한 바를 가고 싶으신 분께는 바참은 좋은 선택지가 아닐 수 있습니다.
기본 안주로는 참깨 스낵이 나옵니다.
뜨거운 물, 찬 물도 고를 수 있어요.
안주나 물은 수시로 리필을 해주십니다.
물이 참 중요하더라구요. 칵테일이 도수가 세서 물을 많이 마셨어야 했어요.
저는 메뉴판에 그림이 있는 칵테일이 시그니처일 것 같아서 "천안"을 마셨습니다.
천안의 유명한 지역 특산물인 호두와 거봉이 들어간 전통주로 만든 칵테일이었습니다.(전통주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네요)
잔 앞에 있는 호두를 칵테일과 함께 먹을 수 있습니다.
바참의 전통주 칵테일들은 전통주와 전통주에 들어간 지역 특산물을 칵테일이 더 추가하여 만든 레시피들이 많았습니다.
맛은 여기서 마셨던 칵테일 중 가장 맛있었어요.
달달하면서 우유가 들어가 부드러운 느낌이었습니다.
제 여자 친구는 책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래서 "오래된 책을 펼쳤을 때"의 느낌이 나는 biliochor라는 칵테일을 마셨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biliochor는 오래된 책의 냄새라는 뜻이네요.
주문을 하려니 "새로운 도전을 원할 때" 마시는 칵테일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여자 친구는 사장님의 경고(?)에 굴하지 않고 도전했습니다.
비주얼은 우롱차 느낌이네요. 커다랗고 각진 얼음이 멋있습니다.
우롱차 비주얼처럼 실제로 차가 들어 가구요, 위스키가 들어갑니다. 로즈 마리아 베리 무스도 들어갑니다.
메뉴판에 pu'er tea라고 되어있는데요, 인터넷 찾아보니 보이차네요. 보이차 때문에 오래된 책의 향과 맛이 나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맥주에서 "브렛" 효모로 발효된 맥주를 많이 먹어봐서 많이 쿰쿰하진 않게 느껴졌어요.
먹을만하게 특이한 맛이었어요.
세 번째로 마셨던 칵테일입니다. "Plastic Love"라는 이름의 칵테일이었습니다. 일본 시티팝 가수 Mariya Takeuchi의 노래 "Plastic Love"에서 따온 이름이었습니다. 저희가 대화하고 계신 바텐더님께서 만드신 레시피였습니다. 칵테일의 설명이 재밌어서 마셨는데 잘 기억이 안 나네요 ㅠㅠ 사진으로 찍어둘걸.
제 기억에 칵테일에 대한 설명은 연애하지 않고 엔조이 러브를 하는 느낌의 문구였습니다. 가벼운 사랑을 즐기지만 진정한 반쪽은 찾지 못했기 때문에 달콤하면서 씁쓸한 맛이었어요.
얼음 위에 배스킨라빈스 슈팅스타 아이스크림에 들어가는 톡톡 튀는 사탕을 올려주셔서 재밌었습니다. 칵테일을 마시면 입술 위에 캔디가 묻게 됩니다. 씁쓸한 칵테일을 한 모금 마시고 달콤한 캔디를 먹을 수 있어서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짭짤한 칵테일을 마시고 싶었습니다. 여름에는 짭짤한 맥주인 고제 스타일의 맥주가 끌리는 것처럼 칵테일도 짭짤한 게 끌렸어요. 짭짤한 것 중에 안동 두 번째 맥주가 빨간 식혜라는 설명이 신기해서 주문했습니다.
안동 두번째 칵테일은 안동 진맥 소주와 고추, 무, 계피, 생강 맥주가 들어갑니다.
칵테일이 나왔는데 무 위에 고추가 꽂혀있는 특이한 모습이에요. 한입 마셔봤습니다.
여기서 마신 칵테일 중 가장 특이했어요.
빨간 식혜라서 달달하고 빨간색일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반전으로 무와 고추 등이 들어가서 시원하고 매운맛이었습니다. 또한 색깔도 하얀색이었습니다.
감칠맛이 굉장했습니다. 미원을 넣은 동치미 같았어요.
한편으로는 냉면 국물 같기도 했습니다.
잔의 입을 대는 부분에는 소금을 묻혀주셔서 짭짤했습니다.
이런 특이한 맛이 나는 칵테일 궁금하지 않으신가요?ㅎㅎ
사실 저희 커플은 맥주를 좋아해서 맥주를 찾아 마시러 다녀서 칵테일 바는 거의 처음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칵테일 바가 어떤 것인지 잘 알 수 있었어요.
1. 칵테일 바라고 조용한 건 아니다.
2. 바 자리에 앉으면 바텐더와 얘기를 할 수 있다. 칵테일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얘기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테이블 자리로 예약하자.
3. 칵테일들이 도수가 세니 물을 많이 마시자.
전통주로 만든 칵테일이 매력적인 바참이었습니다. 참고로 예약은 20:30이 마지막 시간이라고 하네요. 서촌에서 경복궁 구경도 하시고 매력적인 칵테일을 경험할 수 있는 바참 추천드립니다!
(칵테일들은 제 돈으로 직접 구매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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