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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고 싶은 일을 하자

나만 알고 싶은 맥주 카페, 미바 드래프트

by 박빵떡 2020.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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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대 근처에 있는 미바 드래프트에 찾아왔습니다.
이 곳은 고맥방이나 인스타 게시글에서 몇 번 봤던 곳인데요, 드디어 찾아왔습니다.
맥주 집이 이렇게도 영업할 수 있나 싶은 혁명적인 공간이었습니다.

회기 역에서 내려 약 20분 정도를 걸어왔습니다.
이 곳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접근성이 좋지 않다는 것이었어요.
외대가 끝나는 곳에서 미바 드래프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난생 처음 외대 캠퍼스도 구경해봤어요

건물 밖에서 보이는 내부 모습으로도 미바 드래프트의 내부가 예쁜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들어가기 전부터 엄청 설렜어요.

미바 드래프트의 브랜드 마크는 맥아(보리)와 곰이 보이네요.

흰색 곰인 걸로 보아 북극곰 같은데요, 매장 곳곳에서 보이던 친환경적인 정책들과 일맥상통하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왜인진 모르겠지만 엘리베이터는 운행을 하지 않고 있었어요.
계단은 미끄러지지 말라고 골판지 같은 것이 붙어 있었는데
계단 아래 부분은 골판지가 고정되지 않아서 올라가는데 꽤 불편했어요.

 

미바 드래프트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해서 문을 열고 들어가니
와 와!!!!!!
정말 너무 멋진 공간이었습니다.

바로 위층에서 인테리어 공사 중이라 영업시간이 위처럼 바뀐다고 합니다.

다행히 저희는 우연히 오후 4시 이후에 도착해서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어느 공간이든 매력적인 공간이 되려면 인테리어(건축)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미국과 한국의 도서관을 비교하면 건축의 차이가 굉장합니다.
그 차이로 인해 미국 도서관들이 훨씬 좋아 보이더라고요.

 

읽을 수 있는 책들과 그라울러, 에코백을 팔고 있었습니다.

에코백은 미바 드래프트 공사 때 사용한 가림막으로 만들었다고 해요.

환경을 생각하는 업사이클 에코백이 아이디어가 좋았어요.

미바 드래프트의 탭 핸들은 미바 드래프트 전용 탭 핸들을 쓰고 계셔서 그런지 한쪽에 파는 맥주들의 탭 핸들들이 모여 있었어요. 개성 넘치는 탭 핸들들이 예뻤어요.

위의 맥주 받침대는 실용적이면서도 재밌었어요. 첫째로 맥주잔과 안주 그릇을 고정시키고 있기 때문에 받침대를 들고 이동할 때 미끄러지지 않아 안전했어요. (심지어 받침대 옆에 들기 편하도록 손가락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도 있었어요) 둘째로 나중에 맥주를 마시다 알게 되었지만 저 받침대가 책의 모양을 하고 있더라고요! 책을 기증받고 읽을 수 있는 공간 컨셉에 맞춘 받침대였어요.

벽의 한쪽 벽에는 읽을 수 있는 책들이 구비되어 있었어요. 책을 기증하면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마일리지도 받을 수 있답니다. 위의 책을 보고 책을 좋아하는 여자 친구는 책의 제목을 보기가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책의 제목을 보려면 벽을 걸어가면서 책꽂이의 위쪽을 봐야 해요. 책의 제목이 바로 보이는 방향으로 배치하셔도 괜찮았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위의 방식도 재밌고 보기에도 괜찮았어요.

맥주 파는 곳에 이렇게 좋은 소파들까지.

 

메뉴판은 두 대의 태블릿으로 볼 수 있었는데요, 한국어와 영어가 함께 있었습니다. 외국 손님들까지 배려한 모습이 좋았어요. 메뉴판은 미바 드래프트 앱을 보여주는 것이었어요.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스토어 모두 미바 드래프트 앱이 있었어요. 앱에 들어가면 재밌는 정보들이 많았는데요, 글 마지막에 다시 소개해보겠습니다.

미바 드래프트는 온전히 맥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안주를 팔지 않습니다. 사실 맥주 가게가 음식을 팔지 않는다는 것은 매장의 매출적인 부분에선 마이너스 요소일 수밖에 없는데요, 사장님의 과감한 결단과 컨셉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배가 고픈 사람들을 위해 파니니, 샌드위치와 피자를 팔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배가 고파서 트리플 치즈 머쉬룸 파니니를 먹었습니다.

여자 친구는 돌체 솔티드 캬라멜 에일이라는 메뉴를 보자마자 "이거 먹을래!"하고 바로 소리쳤습니다. ㅋㅋ

저는 시작 맥주는 가벼운 아이로 하고 싶고, 미바 드래프트에서 만든 맥주를(혹은 다른 곳에 양조를 위탁한) 먹고 싶어서 이문 에일을 선택했습니다. (미바 드래프트가 있는 위치가 이문동입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맥주들이 생맥주로 탭이 되어 있습니다. 미바 드래프트 앱에서도 실시간으로 온탭 된 맥주들을 볼 수 있는데요, 현재 탭 리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돌체 솔티드 캬라멜 에일 (펀더멘탈 브루잉)

미바 드래프트 이문 에일 (무앤베베 브루잉)

설레임 (와일드 웨이브 브루잉)

만리재 페일 에일 (무앤베베 브루잉)

콤부차 카다멈 & 배(비알콜 음료) (와일드콤)

버드나무 미노리 세션 (버드나무 브루잉)

꽃신 (앰비션 브루잉)

바이헨슈테판 비투스 (바이헨슈테판)

위치 초콜렛 스타우트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

원더 (뉴잉) 페일 에일 (크래프트브로스 브루잉)

홉스터 IPA (안동맥주)

꿀꺽 라거 (끽비어컴퍼니)

 

라거, 에일부터 바이젠복, 스타우트, 사우어까지 맥주 스타일이 굉장히 풍성해서 좋습니다.

독립 양조장을 응원하는 컨셉의 매장이라 바이헨슈테판을 제외하는 모두 국내 양조장들입니다.

그리고 미바 드래프트 셀렉션으로 샘플로 만리재 페일에일, 홉스터 IPA, 비투스, 위치 초콜렛 스타우트 4종류를 마실 수 있는 메뉴도 있습니다.

메뉴들의 가격도 저렴해서 좋아요.

맥주 고르시기가 힘드시다면 앱에서 맥주를 클릭해서 들어가 댓글들을 확인하시고 고르는 방법도 괜찮습니다.

개인적으로 맥주 가게에 앱이 있다는 게 재밌고 신기했어요.

 

공지 사항부터

가게에 대한 컨셉 설명도 있고요.

매장에 있는 책 목록도 있어요. 기증자 이름도 있고, 책마다 댓글도 달 수 있습니다.

1-103이라고 적혀있는 건 책 위치인 것 같아요.

맥주와 파니니를 주문하고 가게를 좀 더 구경해봤습니다.

맥주는 다 마시고 마지막에 한꺼번에 결제하는 것이 아니라 매번 주문 시마다 결제하는 방식이었어요.

약간은 불편한 것 같기도 했는데 사장님께서 카페와 같은 곳이라 그렇다고 하셨어요.

사장님께서 추구하는 시끌벅적한 술집이 아니라

조용하고 좋은 BGM이 나오는 공간에서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는

카페와 같은 컨셉이라는 것을 한번 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공부하는 책상도 있었는데요, 공부하는 책상이 아니면 이렇게 USB 포트가 있어서 충전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 바자리 위의 조명도 줄을 당겨서 각 자리마다 불을 켤 수 있어요.

야외 자리에 맞춘 나무 단이 있습니다.
단이 높기 때문에 계단이 하나 있습니다.
나무 단의 빈 공간에는 방석이 하나가 딱 들어갈 공간들이 있습니다.
벽에 있는 조명들은 조금씩 그 모양이 다릅니다.

여기 1인용 자리에 한번 앉아보고 싶었어요. 자리 옆엔 개인용 스탠드 불을 켤 수 있어서 책 읽기에 좋았어요.

메뉴가 나왔는데 1인용 좌석에서는 먹기가 힘들어 소파 자리로 옮겼어요.

파니니는 빵이 푹신, 부드러웠고 치즈와 버섯이 맛있었어요. 간단하게 배고픔을 달래기에 좋은 메뉴였어요. 맥주도 맛있었어요!

여기가 공부하는 자리였는데요,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긴 책상과 스탠드가 있고 각 자리마다 콘센트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스탠드 길이가 닿지 않는 끝자리 벽에도 조명이 있네요 와...

가져온 책을 읽었습니다. 송은정 작가의 "저는 이 정도가 좋아요"라는 책입니다. 여행 책방을 운영하시다 그만두시고 글을 쓰는 일에 대한 얘기를 담은 에세이에요.

벌레가 자꾸 꼬여서 맥주 위에 천을 올렸어요 ㅋㅋ 이 가게 컨셉 중 하나가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일회용 냅킨을 대체한 천을 사용하고 계셨어요. 매번 세탁하여 재활용하시는 정성이 대단하십니다.

기본 안주는 이런 과자를 주는데요, 겉에 콩고물 같은 게 발려 있어서 달달하이 맛있습니다.

다음 맥주를 구매했는데 사업자명이 "미바호스피탈리티유한회사" 였어요. 호스피탈리티는 영어로 Hospitality인데요, "손님을 친절히 환대"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업자명부터 남다른 뜻을 가지고 있네요.

다음 맥주로는 설레임과 원더 페일 에일을 주문했습니다. 원더 페일 에일을 생맥주로 마실 수 있다니! 한국의 토플링 골리앗이라고 불리는 크래프트 브로스에서 만든 뉴잉글랜드 스타일 페일 에일입니다. 토플링 골리앗의 뉴잉 스타일의 유명한 맥주인 수도수를 마시려면 만원 초반대 가격을 줘야 하는데요, 원더 페일 에일은 그에 반값에 마실 수 있어요. 맛은 수도수에 버금갈 정도고요!

설레임은 부산의 와일드 웨이브라는 양조장에서 만든 사우어 스타일의 맥주입니다. 맥주에 식초를 탄 것 같은 시큼한 맛을 느낄 수 있는데요, 신맛이 과하지 않아서 잠든 입맛을 깨워줍니다. 음용성이 굉장히 좋은 사우어 맥주에요!

가져간 아이패드와 로지텍 키보드로 글도 써봤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많은 펍과 양조장들을 가봤습니다.
그중에 최고로 아름다웠던 곳은 제주도의 맥파이 블루버드였습니다.
하지만 맥파이 블루버드는 1층이 사라지고 2층에 새롭게 생겼습니다. 2층은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
맥파이 블루버드 1층이 사라졌기 때문에

저에게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펍은 여기 미바 드래프트입니다.
여긴 아름답기도 하면서 시끄러운 맥주 가게가 아니라 조용한 카페의 컨셉으로 맥주 가게의 새로운 형식을 개척합니다.
맥주 가게가 이렇게도 영업할 수 있구나 싶네요.

(노래 BGM도 너무 좋았어요.)

 

영업시간은 12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이고요,

8월 14일까지는 위층 인테리어 공사로 오후 4시에 오픈합니다.

 

손님이 점점 늘어나서 유명해지면 시끄러워질 테니

그전에 몇 번 더 가야 할 것 같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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