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국립 현대 미술관(서울)을 다녀왔다. 히토 슈타이얼-데이터의 바다, 워치&칠, 나너의 기억 총 3개의 전시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설치 예술을 제일 좋아해서 “나너의 기억” 전시 중 양정욱 작가님의 <피곤은 언제나 꿈과 함께: Fatigue Always Comes with a Dream>와 뮌 작가님의 <오디토리움: Template A-Z>가 가장 좋았다.
양정욱 작가의 작품은 예전에 인터넷에서 봤던 작품이었는데 실제로 봤을 때는 충격이었다. 움직이는 키네틱 아트였다! 모터에 의해 움직이면서 사람이 조는 모습을 형상화하는 작품이었다. 동영상을 찍지 못하게 되어있어서 찍지 못했는데 실제로 움직이는 모습이 정말 장관이었다. 꼭 미술관 가서 보시면 좋겠다.
작품 설명에 적힌 문구는 더 충격이었다. “작가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할 당시, 깊은 밤 경비 초소의 경비원이 조는 모습을 보고 그의 고단한 삶과 꿈속 이야기를 상상하며 제작한 키네틱 조각이다.” 세상에 누가 경비원이 조는 모습을 보고 저런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작가님의 상상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뮌 작가님의 오디토리움도 굉장했다. 각 층에는 조형물들이 움직이며 각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조명은 껐다 켜지면서 이야기의 강약을 조절한다. 작품 뒤편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도 볼 수 있다.
눈에 볼 때는 굉장히 큰 공간인데 뒤에서 볼 땐 굉장히 작구나, 자유의 여신상인 줄 알았는데 무대 뒤에선 허접한 알루미늄 호일이구나. 실제와 눈에 보이는 것의 차이로 다양한 재밌는 이야기들이 생각났다.
현대 미술관에서도 인증샷을 찍는구나 하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나는 대림미술관이나 디뮤지엄, 피크닉 같은 미술관에서 인증샷을 찍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어려운 작품들 앞에서도 인증샷을 열심히 찍는구나 싶었다. (나도 찍었다 ㅎㅎ)
히토 슈타이얼-데이터의 바다는 미디어 아트 위주였는데 상당히 멋진 의자, 소파, 조명 등으로 꾸민 곳이 많았다. 이제는 작품뿐만 아니라 작품을 보는 방식, 의자도 하나의 예술이 되는듯하다.
미디어 아트 여러 작품들을 보니 공통점을 발견했다.
- 주제를 계속 바꾸거나 어려운 단어를 써서 작품의 주제를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 마치 대화 사이를 자르는 유튜브 영상처럼 눈을 뗄 수 없게 영상, 사운드적으로 계속 보게하는 영상을 만든다.
- 연관이 없는 단어나 문장들을 조합해 삶을 생경하게 바라보게 만든다.
현대 예술적인 작품을 만들고 싶다면 위의 방법을 사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
'문화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태원] 성인을 위한 그림책 카페 서점 & 주류 바 (위치, 영업시간) (0) | 2022.08.25 |
---|---|
영화 브로커 후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0) | 2022.07.21 |
합정 데이트 필수 코스 - 메종 키티 버니 포니 (0) | 2022.04.01 |
데이트하기 좋은 무료 전시 : 타이포잔치 2021 - 거북이와 두루미 (0) | 2021.09.20 |
2021 서울국제도서전을 다녀오고 느낀 점 (1) | 2021.09.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