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람이라면 완당이 무엇인지 알 것입니다. 저는 남포동에 가면 가끔 18번 완당을 사 먹곤 했습니다. 18번 완당집에서는 따뜻한 국물에 얇은 피의 완당을 넣어줍니다. 국물은 추운 겨울에 마시면 속이 뜨끈해지고, 피는 얇고 부드러워서 입안에서 사르르 사라집니다. 서울에도 18번 완당 가게가 코엑스에 있었습니다. 사 먹어보진 않았는데요, 지나가면서 부산에 있는 맛집인데 하면서 반가워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네이버 지도에 검색해보니 나오지 않네요. 사라진 것 같습니다. 코엑스에 18번 완당집이 사라진건 아쉽지만 오늘 새로운 완당 가게를 찾았습니다. 18번 완당집과는 완전히 다르고 맛있는 완당을, 그것도 일본 라멘 가게에서 발견했습니다!
라멘 다이야는 건대입구역보다는 구의역에서 가는 게 더 빠릅니다. 혜민 병원 지나가기 전의 대각선 길로 쭉 내려가면 바로 나옵니다.
이 간판이 보이면 빨간색 화살표대로 앞으로 직진한 후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이 가게 근처의 대로변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많이 왔다 갔다 했던 곳인데요, 다이야 라멘은 골목에 있어서 그런지 한 번도 못 본 곳이었습니다. 숨겨진 맛집 느낌이었어요!
여기 가게에는 완탕 라멘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부산에는 완당이라고 하는데 부산과 명칭이 다른 것 같아요.
"다수의 주문도 두 그릇씩 만들어 제공됩니다" 라는 문구는 4그릇을 주문하면 2그릇이 먼저 나오고 다음 2그릇이 나온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가격은 쇼유완탕(간장)이 7000원, 시오완탕(소금) 7000원, 아카완탕(매운맛) 8000원입니다. 요즘 외식 비용이 많이 올랐는데 라멘 하나에 7000원이면 괜찮은 것 같아요. 특이하게 완탕만 들어간 온리완탕도 팔고 있었습니다. 저는 쇼유완탕과 시오완탕을 주문했습니다.
완탕을 만들고 계신 사장님입니다. 여자 친구가 신하균 닮았다면서 꺄~ 하는데 당황스러웠습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그때 조리하시는 모습이 보였어요.
가게 한 편에는 이렇게 오래되어 보이는 시계도 있네요.
먹는 방법이 적혀있는 곳 오른쪽에 머리끈이 있었습니다. 손님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어요.
라멘이 나왔습니다. 닭육수 베이스의 라멘이라 국물이 투명합니다. 닭고기는 살짝 익혀 약간 검붉습니다. 레어 한 소고기처럼 육즙이 나올 것 같은 닭고기의 비주얼입니다. 파가 잘게 썰어져 한 귀퉁이에 모여있고 굵은 완당 두 알이 보이네요. 가운데는 반숙 계란이 고명으로 하나 있습니다.
(들고 있는 면에 사진 초점이 안 잡혔네요ㅠㅠ) 보통의 라멘은 얇은 면을 후루룩 빨아 당기는 맛이 있는데 이 라멘은 다른 라멘들과 달리 면이 통통했어요. 칼국수와 라멘의 중간 굵기 느낌이었습니다. 좀 더 묵직하고, 씹는 식감을 느낄 수 있는 매력 있는 면이었습니다.
완당은 굉장히 특이했습니다. 부산에서 먹었던 완당과 다르게 피 속의 고기가 두툼하고 양이 많았습니다. 고기의 맛은 약간 짭짤했습니다. 완당피는 4겹의 비단을 겹친 듯한 특이한 모습이었습니다. 완당은 딱 2개 들어있어서 살짝 아쉬웠어요. 그래서 다음에는 완당만 들어있는 온리완탕 메뉴를 먹어봐야겠습니다.
쇼유 완탕은 감칠맛이 있는 느낌이었고 시오 완탕은 담백한 느낌이었습니다. 둘 다 닭육수로 만든 라멘이라 돈코츠 라멘만 드셨던 분이라면 새로운 맛에 살짝 당황할 수 있을 겁니다. 돈코츠는 돼지 사골을 우려내어 진하고 묵직한 맛이라면 닭 육수 라멘은 시원하고 깔끔 담백한 맛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쇼유 완탕이 제 입맛에 더 맞았습니다.
결국 두 사람 모두 쇼유 완탕과 시오 완탕을 클리어하여 그릇의 바닥을 보았습니다. 면의 양이 상당히 많아서 다 먹고나니 배가 불렀어요. 공깃밥도 무료로 먹을 수 있었지만 도저히 못 먹겠어서 밥은 먹지 않았습니다.
쿠폰도 만들어 주셨습니다. 다음엔 매운 맛의 아카온리완탕을 먹으러 와봐야겠어요. 그럼 다음 맛집 탐방 글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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