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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고 싶은 일을 하자

개발자인데 술 영업을 하라고요? (2022 술담화 주류박람회 후기)

by 박빵떡 2022.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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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술담화 주류박람회 일 참여하고 싶어요!”

오픈 전이라 한가했던 입구

나는 술담화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2022 주류박람회에 참가하는 술담화 부스 일은 내가 하지 않아도 되는 업무다. 그럼에도 자진 지원하여 사람이 가장 많을 토요일에 도와드리기로 했다. 주류박람회를 구경하는 사람이 아니라 부스에서 일하는 사람이 되면 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뜻 깊을 것 같았다.

엄청 많은 참가 업체들

행사가 시작하기 전 술담화 부스에 도착했다. 목요일, 금요일에 주류박람회에서 일하셨던 회사 동료분들이 ‘지금이 유일하게 앉을 수 있을 때다.’ ‘회사에서 일하는 게 훨씬 좋다.’ ‘어제 하루 26000 걸음을 걸었다.’ 등의 무서운 이야기를 하였다. 나는 살짝 쫄았다.

“나중에 사람 많아지면 구경 못하니 지금 구경하고 오세요”

 

마케팅 팀장님의 말씀을 듣고 40분 정도 부스를 구경하고 왔다.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 부스 구경 시간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평일에 반차 내고 구경할 걸 그랬다.

메멜트 크림치즈 맛있었는데 살 걸 깜빡했다. 회사 사람들 사이에서 문삼이공 만드는 마마스팜의 대마 막걸리가 화제였다. 가서 마셔봤는데 정말 맛있더라. 대마초라는 재미 요소도 좋은 브랜딩인 듯.

영업 시작 전 유일하게 한가했던 술담화 부스

술담화에는 바텐더의 막걸리 칵테일 시음, 술BTI 검사 후 전통주 시음, 신규가입 뽑기 이벤트, 그로서리 마켓, 인생세컷 포토존이 있었다. 주류박람회 부스들 중 2번째로 큰 규모였다고 한다. 나는 처음에 그로서리 마켓에서 일했다. 담화박스, 막걸리 전용잔, 전통주들을 파는 곳이었다.

평소에 전통주들을 마셨고 회사에서 만드는 제품들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보니 설명하는 일은 다행히 크게 어렵진 않았다. 술을 추천하는 일은 재밌었다. 살 마음이 있는 사람은 별 얘기 안 해도 사시고, 살 마음이 없는 분들은 열심히 홍보해도 팔리지 않았다.

 

손님들 중에 막걸리 잔 계속 고민하다가 안 사가셨던 분(가 조금만 더 영업해볼걸 하는 아쉬움이), 샤토미소 웨딩 자두와인이 품절되어 구매 못해가셔서 아쉬운 표정이 가득했던 분이 기억에 남았다.

개발일이 아니라 일종의 영업하는 일을 처음 해봤는데 좋은 경험이 되었다.

 

전통주 시음하는 술을 건네고 받는 일도 잠깐 해봤는데 그로서리 마켓 일보다 훨씬 힘들더라. 허리 나가는 줄.

바텐더의 막걸리 칵테일이 제일 궁금했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시음하지 못했다. 주류박람회 시작하는 11시에 바로 했어야 했는데ㅠㅠ 다음에 주문해서 레시피 보고 만들어 마셔봐야지.

주류박람회가 끝나고 정리하는 일도 대단했다. 코엑스 안에 트럭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매년 주류박람회 구경만 했을 때는 몰랐는데 뒷정리하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이었다니. 창고에 남은 술 재고, 부스에 있는 모든 물건들 정리해서 트럭에 싣고, 구로, 논현, 안성으로 옮기고(옮겨주신 회사 동료분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끝까지 정말 힘들었다.

이번 2022 주류박람회를 평가해보자면 관람객이 너무 많았다. 그 원인은 일요일에 박람회를 열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원래 주류박람회는 일요일도 여는 행사였다. 내 추측으로는 코로나가 유행할 수도 있으니 주최 측이 일요일은 열지 않은 것 같다. 코로나 증가 추세는 어느 정도 진정되었고, 사람들의 외부 활동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기존에 일요일에 올 사람들이 모두 토요일로 몰렸다. 그래서 걷기도 힘들고, 시음 줄은 너무 길고, 코엑스 내부는 완전 찜통이 되어 힘든 박람회가 아니었나 싶다. 물론 나는 토요일 하루만 일하는 게 다행이네 싶긴 했다 힘들어서 ㅎㅎ

 

이번 박람회로 술담화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더 알려졌을까? 우리가 준비한 부스는 어떻게 보셨을까? 내년 주류박람회는 어떨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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