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 근처에 인스타 친구분(@zzupang)께서 칵테일 바 모난이들(@mned_seoul)를 오픈하셨다고 하셔서축하해 드리러다녀왔다.
가는 길에 서울 시립대를 가로질러서 갔는데 오랜만에 대학교에 오니까 젊어지는 느낌이었다 ㅎㅎ
칵테일 바에 도착하니 근사한 가게 모습에 깜짝 놀랐다. 대학교 바로 근처에 이렇게 멋진 바가 있다니? 칵테일 바 손님과 바텐더가 모두 보이는 훤한 개방감, 아름다운 밤 야경을 보는 듯한 조명이 근사했다.
가게 전면에 Ugly Fruits Rescue Team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못생겨서 상품 가치가 없는 농산물로 칵테일을 만들어 이런 이름이 적혀있다.
슈퍼에 파는 애호박을 보고 원래 그렇게 일자로 길게 자라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예쁘게 보여야 잘 팔려서 애호박에 비닐을 씌워 재배한다고 한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지만 이래야 더 잘 팔리니 어쩔 수 없이 한다고.
농산물을 키우다 보면 서로 치여 멍이 들거나, 상처가 생기도 한다. 이런 경우 상품 가치가 떨어져 폐기하는데 2020년에는 전체 생산량 중 20%를 차지하고, 5조 원의 손실이 난다고 한다. 못생겨도 맛이나 영양은 좋은데. 국가적, 경제적 낭비이고 환경에도 좋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모난이들에서 어글리 농산물로 만드는 칵테일을 마시면 나도 폐기되는 농산물을 살리는 팀원이 된 것 같아 뿌듯했다.
칵테일 메뉴는 어글리 농산물을 이용한 칵테일부터
Sour, Whiskey, Long Drink, Short Drink, 맥주가 있었다. 칵테일 종류가 많은데 분류가 잘 되어 있고, 재료도 적혀있어서 주문하기가 수월해 좋았다.
진의 매력을 알게 돼서 진 베이스의 칵테일을 먼저 마시려 했는데 실수로 모히토를 주문했다 ㅋㅋ 모히토는 라임 베이스인데 새콤하이 참 맛있더라.
이 스페이드 A 카드 모양이 병따개라고 한다 멋져!
두 번째로는 위스키 베이스 칵테일이 마시고 싶어 올드패션드를 주문했다. 와 위스키를 얼마나 넣으신 건지 도수가 꽤 셌다. 설탕도 들어가 위스키의 고도수를 부드럽게 느끼게 해 주어 좋더라.
widow jane이라는 위스키도 마셨다. 보자마자 오버워치의 저격 영웅 위도우메이커가 생각났다. 이 영웅 이름이 재밌는데 암살을 잘해서 widow(미망인-아내나 남편이 죽은 사람)을 maker(만드는 사람)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 위스키도 jane이라는 배우자가 죽은 사람과 연관이 있는 걸까 궁금했다. 버번 배럴에 에이징 한 위스키였는데도 새콤한 과일 향이 나는 것이 신기한 술이었다.
학교 근처라 그런지 칵테일 가격대가 저렴해서 좋더라. 맥주는 6천 원이고 칵테일은 8000원~12000원이다. 그래서 직장인들도 많이 찾아온다고.
어글리 농산물에 대한 설명이 없는 건 아쉬웠다. 가게에 처음 오거나, 미리 알고 오지 않으면 어글리 농산물로 칵테일을 만든다는 것의 의미를 알기가 힘들 것 같다. 가게의 정체성을 좀 더 적극적으로 알려주면 더 좋을 듯하다.
라떼는 대학교 근처에 이런 멋진 바가 없었는데 세상 참 좋아졌네. 서울시립대 학생 분들은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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